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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와 예술 그리고 정열의 나라, 스페인

    -「해외문화기반시설 현장연수」를 다녀와서-

    • 글과 사진. 김장응 충청북도문화원연합회장, 증평문화원장

지난 11월 3일부터 11월 12일까지 7박 10일간 진행된 15명의 문화원장 스페인 해외 연수는 한마디로 감동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로 해외 나들이가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스페인 연수가 계획되었을 때 과연 갈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부터 났었지만, 출발 날짜가 다가오고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공지에 호기심 반, 설렘 반,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여유롭게 낭만과 예술을 즐기는 스페인

인천공항에 모였을 때 처음 느낀 것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인천공항은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코로나가 대단하기는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기내에선 세 사람이 앉는 자리를 한 사람이 차지할 수 있어 편했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자정이 넘어서는 앉아서 쪼그리고 자는 사람, 세 개의 의자에 다리를 쭉 뻗고 자는 사람 등 여유롭게 쉬면서 비행을 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스페인까지는 아부다비 공항을 거쳐 장장 23시간의 여정이었다. 마드리드는 우리나라와 8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어서 도착했을 때 점심쯤이었으며, 우리나라와 기후도 비슷해서 약간 춥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썰렁했다.
‘스페인’ 하면 ‘역사와 예술의 나라’, ‘정열의 나라’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연수에서 느낀 것은 스페인 국민들의 순박함과 여유만만한 자세, 서두르지 않는 모습, 길거리와 관광지의 풍요로운 분위기가 스페인을 녹이는 것 같았다. 또한 스페인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올리브나무가 많다는 것과 거대한 성당 그리고 투우장, 스페인의 민속무용 ‘플라멩코’ 춤이었다. 전 국토의 면적이 남한 땅의 네다섯 배가 되는데, 인구는 4,000만이 안 되기 때문에 스페인 국민들이 여유롭게 낭만과 예술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현장 연수 중 든 생각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우선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들이 승객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자세와 노력이 역력했다. 심지어는 승무원들이 비행기 안 화장실 문을 소독하면서 닦고 또 닦으면서 세심하게 코로나에 대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스페인의 투우장을 방문했을 때는 투우사와 소가 실랑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듯 운동장에 핏자국이 보였고, 이곳저곳의 광경이 어마어마하다는 말밖에는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대단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투우사와 소가 실랑이를 할 때, 소 여섯 마리가 나와서 반드시 네 마리가 그날 죽어야만 소싸움 경기가 끝난다는 말을 들었는데, 역시 열정이 넘치는 스페인 사람들의 승부욕을 느낄 수가 있었다.
예닐곱 시간을 버스 안에서 바깥 풍경을 구경하며 달리는 동안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온통 올리브나무뿐이었고, 수만 평 되는 빈 밭은 밀을 심을 예정이라고 했다. 올리브나무는 한번 심어 놓으면 그 나무가 5년 동안 자라고, 그 뒤 열매를 수확한다. 우리나라의 과일나무는 농부가 가지치기를 하고 소독도 하지만 스페인의 과일나무는 가지치기는커녕, 그냥 내버려 둬도 잘 자라서 올리브 수확량이 많고, 올리브 기름이나 올리브 제품이 많이 생산된다는 얘기에 놀라웠다.
톨레도 대성당과 이슬람 회교사원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라는 메스키타 사원, 그라나다의 알람브라궁전, 발렌시아 대성당 등을 구경하면서는 성당의 규모나 궁전의 모습에서 그 어마어마한 건축물이 어떻게 지어졌나 하는 신기함과 기술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을 보면서는 150년 동안 지어진 성당이 아직 미완성이고, 200년은 더 지나야 완공된다는 가이드의 말에 저절로 감탄의 함성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우디와 구엘의 합작품으로 이루어진 구엘 공원이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와중에도 한 가지라도 더 보여주려고 애쓰는 가이드와 여행사 사장님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 연수를 마치며

연수 중 방문했던 스페인 한국문화원에서는 우리 일행을 위해 이곳저곳을 설명하고 안내를 해주었고, 현대문화센터에서는 브리핑 자료를 영상물로 소개해 주었다. 특히 통역을 통해 상세하게 알려 주고 싶어 하는 마음과 현장 체험장을 손수 안내하면서 구석구석을 설명해 주어 감명을 받았다. 마지막 날, 귀국길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올림픽 경기장 바로 앞 ‘몬주익공원’에 있는 황영조 선수의 동상 또한 기억에 남는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개최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올림픽 스타디움에 마라톤 1등으로 골인하면서 관중을 향해 손을 휘젓던 모습이 눈에 선해,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동상을 통해 일말의 애국심을 느끼게 한다.
비록 짧은 7박 10일의 연수였지만 보람과 감격으로 점철되었던 것은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님의 열정과 사무처 직원들의 희생, 그리고 여행사의 세심한 배려와 10여 분 원장님들의 협조라고 생각되어 이번 연수는 ‘대성공작’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한국문화원연합회와 지방문화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